JTBC 뉴스2024.11.05

'해고 논란' LG 구광모 회장 고모회사 추적해보니…

친척엔 일감 몰아주기 의혹… 노동자 일감은 빼앗아. LG 트윈타워 청소 노동자 해고 논란 집중 취재.

'해고 논란' LG 구광모 회장 고모회사 추적해보니…

“친척엔 일감 몰아주기 의혹…노동자 일감은 빼앗아”

[앵커]

LG 트윈타워에서 일하던 청소 노동자들은 “노조를 만들었단 이유로 해고됐다”며 오늘(5일)로 21일째 농성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노동자들은 LG 구광모 회장의 고모들이 소유한 용역 업체 소속이었습니다. 취재진은 이 업체를 추적해 지난해 용역 계약서를 입수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일감을 몰아준 의혹이 짙다”고 분석했습니다. 그러니까 친척에게는 일감을 몰아준 의혹, 또 노동자에게선 일감을 빼앗았다는 지적을 동시에 받고 있는 겁니다.

강나현 기자입니다.

[기자]

용역업체 지수아이앤씨는 LG 구광모 회장의 고모 구훤미, 구미정 씨가 지분 100%를 갖고 있습니다.

취재진은 지난해 이 업체와 트윈타워를 관리하는 LG 자회사의 계약서를 입수했습니다.

부가세를 제외하고 총 46억 원이 넘는 금액에 청소 용역을 맡았습니다.

취재진은 적절한 액수인지 확인하기 위해 복수의 청소 용역업체 관계자를 접촉했습니다.

[용역업체 A : 퇴직금도 줘야하고 4대보험도. (계약금에서) 인건비는 거의 95%라고 보시면 돼요. 보통은 90% 정도.]

[용역업체 B : 일반관리비, 기업 이윤 합쳐서 5%도 쉽지 않아요.]

보통 경쟁 입찰을 통한 청소 용역 계약에선 인건비 비중이 90%를 넘습니다.

나머지 10%에서 관리비를 빼고, 이익을 남깁니다.

지수아이앤씨는 트윈타워 청소 노동자 80여 명에게 딱 최저임금만 줬습니다.

보험료, 퇴직금을 합쳐도 1년 인건비는 25억 원 정도입니다.

시설 관리 노동자를 포함해도 전체 인건비는 계약금의 80% 안팎으로 추정됩니다.

업계 관행보다 더 많은 이익을 몰아준 것이 아니냔 의혹이 제기됩니다.

[김경율/회계사 (경제민주주의21 공동대표) : 통상의 거래보다 많이 지급하고 있다라면 공정거래위원회에서도 분명히 집중적으로 검토해야 할 부분이 되겠죠. 설사 이(인건비) 비율이 (더)높다 하더라도 왜 꼭 이와 같은 거래의 기회라고 하는 것이 고모 일가에 돌아가야 하느냐.]

지수아이앤씨는 “비용 내역은 영업 기밀이라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이 업체는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10년 동안 트윈타워 청소 용역을 해왔습니다.

[용역업체 B : 내부자거래가 거의 주를 이루는 곳이라서. 그쪽은 LG 쪽 회사다. 그런 느낌이죠.]

LG 전자, LG 유플러스를 비롯해 광화문과 서울역 LG 빌딩까지, 일감 상당 부분은 LG 계열사 건물 청소나 보안 용역입니다.

2019년 기준 매출액은 1300억 원, 영업이익은 55억 원이었습니다.

구광모 회장의 두 고모는 지난해에만 배당금으로 총 60억 원을 가져갔습니다.

[채이배/회계사 (전 국회의원) : 계열사에 의존해서 친족들이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해주는 것은 일감을 몰아주는 회사에게 불공정한 거래가 될 수 있고 다른 중소기업들이 일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박탈하는 것이기 때문에…]

일감 몰아주기 의혹에 대해 LG는 “지수아이앤씨는 계열 분리를 한 별개 회사이며, 경쟁 입찰을 통해 용역계약을 했다”고 밝혔습니다.

법적인 문제가 없단 겁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계열사가 아니라고 하더라도, 부당 지원 혐의로 공정위가 충분히 조사할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황보윤/공정거래전문 변호사 : 친인척이 아니었으면 원천적으로 이렇게 할 수 있었겠느냐. 공정위가 의지를 갖고 조사를 한다면, 청소 용역시장에 있어서 부당한 지원이 된다고 보여지거든요. 의지의 문제라는 거죠.]

(영상취재 : 홍승재 / 영상디자인 : 이재욱·김윤나 / 영상그래픽 : 김정은)